나와 비밀을 간직하자. 자연이 만든 긔요미녀석.

2012. 7. 24. 23:00나에게

 

 

 

 

 

난 아직 한라산을 완주하지 못했어.

지난 겨울 새해를 맞이하며 오르던 야간 산행은 눈보라에 밀려 배고픔에 허덕이며 내려와야했고

늦잠꾸러기인 엄마와 함께 사라오름까지만 올랐었지.

그땐 춥기도 춥고 눈이 쌓일대로 쌓여버려서 아이젠으로 무장하고 올라갔었는데...

어느덧, 봄이 지나 여름이 오고 있는거야.

다시 사라오름을 오르기로 했어. 진달래밭까지 가면 왠지 몸살을 앓아버릴것 같았거든.

 

 

눈이 쌓인 한라산만 본 나는 깜짝 놀랐어.

모든 길이 계단과 돌길인거야 훗, 아무렴 산인데 내가 방심했지.

나의 방심한 틈을 타 나를 보고 놀란 녀석을 발견했어.

너무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셔터를 눌러버린 녀석인데.. 내려갈땐 못 봤다는거야.

어디로 숨어버린거야!

 

 

덕분에 한라산도 사라오름도 아닌

사슴을 닮아버린 저 나무 조각만 뇌리에 남았어.

꼭 보여주고 싶었어.

 

 

 

다음 한라산을 찾으면 그녀석을 다시 만날수 있을까?

다시 나를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줄까?

 

 

왠지 한라산에 나만의 비밀을 숨겨두고 온것 같아.

다음에 나와 함께 그녀석을 찾아 한라산에 올라보지 않을래?